사모투자전문회사 설립·운용자의 정보제공의무와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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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투자전문회사를 설립하고 투자자를 모집한 운용자가 투자대상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것이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손해액과 그 발생 시점을 산정하는 방식에 관하여 원심이 충분한 심리를 거치지 않았다고 보아 사건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甲 회사 등은 화장품 제조업체인 乙 회사에 투자하기 위해 丙 사모투자전문회사를 설립하고 무한책임사원 겸 업무집행사원이 되었습니다. 이후 특수목적회사인 丁 회사를 통해 乙 회사의 보통주식 전부를 취득하는 구조를 짰고, 戊 저축은행은 甲 회사 등의 권유로 丙 회사에 출자하여 유한책임사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甲 회사 등은 주식매매계약 거래 종결 전에 乙 회사에 관한 중대한 투자위험 정황을 발견하였음에도 이를 戊 은행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점에서 甲 회사 등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이 이 결론에 이른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모투자전문회사의 설립·운용자**는 투자대상과 투자방법, 투자회수구조 등에 관하여 제1차적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구 자본시장법 제269조 제4항 등에 따라 유한책임사원은 투자대상 선정이나 지분 매매 가격 결정 등 업무집행에 관여할 수 없으므로, 운용자의 정보 우위는 투자자가 유한책임사원이 된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따라서 운용자는 출자이행청구를 통해 출자금을 납입받기 전까지는 투자자가 투자를 계속할지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위반하여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불법행위책임을 집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손해액 산정 방식에 관하여 원심이 잘못을 범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유형의 손해는 투자자가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지급한 금액에서 그 지분으로부터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뺀 미회수금액이고, 손해의 발생 시점은 그 미회수금액이 확정된 때입니다. 원심은 戊 은행이 변론종결일까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였고 이후에도 회수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투자금 전액을 손해로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丙 회사는 존속기간 만료로 해산등기가 마쳐졌을 뿐 청산절차가 종결되었다는 증거가 없었고, 戊 은행 지분의 실질 가치는 丙·丁 회사의 순자산보다 丁 회사가 보유하는 乙 회사 주식의 가치에 좌우될 것인데 원심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청산절차 진행 상황과 乙 회사 주식의 현재 가치를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회수 가능 금액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 다음 손해 발생 시점과 손해액을 판단하였어야 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사모펀드 구조에서 운용자의 정보제공의무가 투자 권유 단계에 그치지 않고 출자금 납입 시점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동시에 손해배상 소송에서 손해액을 인정할 때에는 청산 진행 상황이나 잔존 자산 가치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채 투자금 전액을 손해로 단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합니다. 사모펀드에 출자한 투자자가 운용자의 정보 은폐로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하는 경우, 손해 발생 시점과 회수 가능 금액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따져보는 것이 청구 범위를 정확히 설정하는 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