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문 하자율,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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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방화문에 비차열 성능이 부족한 하자가 있을 때, 전체 방화문의 하자율을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가 다투어진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의 계산 방식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입주자대표회의는 구분소유자들로부터 하자보수를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한 뒤, 아파트를 신축·분양한 시공사를 상대로 방화문의 비차열 성능 부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감정인은 당사자 합의에 따라 계단실 방화문 4개와 세대 출입문 방화문 4개를 표본으로 선정하고, 미는 면(A시험체)과 당기는 면(B시험체)을 하나의 세트로 묶어 총 4개 세트에 대해 내화시험을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1번 세트 전부 합격, 2·3번 세트 전부 불합격, 4번 세트는 당기는 면만 불합격이었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방화문의 성능 판단 기준을 분명히 했습니다. 방화문은 미는 면과 당기는 면이 일체를 이루므로 양면 모두 건축 관련 법령이 정한 성능을 갖추어야 하고, 두 면은 손잡이·잠금장치·슬라이딩 기어·닫힘 장치 등 부착물과 구조가 서로 달라 내화시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각 면의 성능은 별도로 시험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어느 한 면만 성능이 부족하더라도 해당 방화문 전체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하자율 산정 방식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주장한 방식, 즉 임의로 구성된 세트 단위로 합격 여부를 판단해 전체 하자율을 산정하는 방식은 표본 수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세트 구성 방법에 따라 하자율이 크게 달라지는 한계가 있어 채택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대신 미는 면과 당기는 면 각각의 합격률을 곱해 양면 모두 하자가 없을 비율을 먼저 구한 뒤, 이를 100%에서 빼는 방식이 하자율을 더 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방화문의 양면을 별개로 보아 각 면의 성능 충족 여부를 따로 평가한 후 하자 비율을 산정했는데, 대법원은 이 방식이 일체를 이루는 방화문의 양면을 함께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방화문 하자 소송에서 표본 시험 결과를 어떻게 전체 하자율로 환산할 것인지에 관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표본 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세트 구성 방식에 따라 손해배상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감정 설계 단계에서 시험 방법과 하자율 산정 방식을 어떻게 합의하느냐가 소송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비슷한 집합건물 하자 분쟁에서는 감정 의뢰 시 표본 선정 방법과 결과 해석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