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탁 요청 후 제3채무자가 임의변제한 경우 추심 가능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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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류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제3채무자가 공탁 요청을 무시하고 특정 채권자에게 먼저 변제해버렸다면, 공탁을 요청했던 채권자는 얼마까지 추심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이 경우 추심 가능 금액에 명확한 상한선을 그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48조 제3항은, 금전채권에 대해 압류되지 않은 부분을 초과하여 거듭 압류·가압류명령이 내려진 경우 제3채무자는 채권자의 청구가 있으면 채권 **전액**을 공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공탁의무는 단순한 절차 협력의무이지, 제3채무자의 실체법상 지위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그 결과 제3채무자가 공탁 대신 추심채권자 중 한 사람에게 임의로 변제하거나 일부 채권자가 강제집행으로 먼저 추심해간 경우, 제3채무자는 공탁을 청구한 채권자에게는 그 변제로 채무가 소멸했다고 주장할 수 없어 이중지급 위험을 부담하게 됩니다. 반면 공탁을 청구하지 않은 나머지 채권자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채무 소멸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탁을 청구한 채권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할 수 있는 금액은 어디까지일까요. 대법원은 이를 "제3채무자가 채권 전액을 공탁하였더라면 해당 채권자에게 배당될 수 있었던 금액"으로 한정했습니다. 공탁이 이루어졌을 때 후속 배당절차에서 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초과하여 추심을 허용하는 것은, 공탁 청구 당시 정당하게 기대할 수 있었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배당 가능 금액은 공탁 청구 시점까지 배당요구한 채권자 및 배당요구의 효력을 가진 채권자 전원에게 배당하는 경우를 전제로 산정하며, 배당받을 채권자의 범위·채권액·우선순위는 **제3채무자**가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한편 다른 추심채권자가 동일한 피압류채권에 대해 추심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그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공탁 청구 채권자는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공탁하였더라면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의 범위에서 제3채무자를 상대로 집행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5조 제1항·제2항, 제31조 제1항). 제3채무자로서는 그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청구이의의 소로 집행력 배제를 다툴 수 있습니다.
공탁 요청을 무시당한 채권자가 곧바로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법원은, 공탁 청구 채권자가 추심채권자를 상대로 민사집행법 제236조 제2항에 따라 추심금액의 공탁 및 사유 신고를 청구하거나, 제3채무자를 상대로 위 배당 가능 금액을 여전히 추심할 수 있는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금액 상당의 손해가 확정적으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구제 수단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화되었다고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압류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공탁 청구를 했음에도 제3채무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추심 가능 금액의 범위와 남은 구제 수단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권리 실현의 출발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