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근저당 다세대주택 중개 시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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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주택 임대차를 중개하면서 공동근저당권의 존재와 다른 세대의 임차 현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공인중개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 사건에서 건물주 甲은 다세대주택 구분건물 23개를 공동담보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뒤 각 호실을 임대하였습니다. 개업공인중개사 丙은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면서 작성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해당 건물을 다세대주택이 아닌 단독주택으로 표시하고, '권리관계'란에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는 내용만 기재한 채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란은 비워두었습니다. 이후 23개 구분건물 전체에 대한 임의경매 절차에서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을 가진 다른 임차인들과 근저당권자에게 먼저 배당이 이루어진 결과, 임차의뢰인들은 보증금 전부 또는 일부를 돌려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안에서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구 공인중개사법 제25조와 관련 시행령·시행규칙에 따르면,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성실·정확하게 설명하고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에는 민법 제368조에 따라 각 부동산의 경매대가에 비례하여 피담보채권이 분담되므로, 임차의뢰인이 보증금을 실제로 회수할 수 있는지 판단하려면 중개대상물 하나의 등기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된 다른 세대의 선순위 권리 현황, 그리고 그 세대에 거주하는 임차인의 보증금·임대차 기간 등이 모두 배당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은 저당권보다도 앞서 환가대금에서 공제되므로, 다른 세대의 임차 현황은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정보입니다.
대법원은 丙이 ① 건물 유형을 단독주택으로 잘못 표시하고, ② 근저당권이 공동근저당권임을 기재하지 않았으며, ③ 다른 구분건물의 선순위 권리를 확인하지 않았고, ④ 건물 현황상 다른 세대에 상당수 임차인이 있을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甲에게 세대별 임차인 현황 자료를 요구하거나 그 내용을 임차의뢰인에게 설명·제시하지 않은 점을 들어, 고의 또는 과실로 확인·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는 이러한 의무 위반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 배상 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세대주택이나 집합건물의 특정 세대를 임차할 때, 해당 호실의 등기부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다른 세대의 선순위 권리와 임차 현황이 실제 배당 결과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란이 비어 있거나, 공동근저당권 여부가 명시되지 않은 경우라면, 공인중개사가 이 판결에서 문제된 것과 같은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