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계약상 협의 절차 없는 원자재 가격 인상의 효력
---
가맹본부가 계약에서 정한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부재료 공급가격을 일방적으로 올렸다면, 그 인상은 원칙적으로 가맹점사업자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원심이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고 지적하면서도, 가맹점사업자들이 사후에 묵시적으로 동의한 사정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결론은 유지했습니다.
이 사건의 가맹계약에는 원·부재료 가격을 변경할 때 가맹본부가 지켜야 할 절차가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물가인상이나 경제여건 변동으로 가격 변경이 필요한 경우, 가맹본부는 변경내역·변경사유·변경가격 산출 근거를 **서면으로 제시**하고 가맹점사업자와 **협의하여 결정**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런데 가맹본부 甲 회사는 이 절차를 밟지 않은 채 공급가격을 인상했고, 가맹점사업자들인 乙 등은 이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대법원은 위 계약 조항이 정한 세 가지 요건, 즉 ① 물가인상 등 경제여건 변동으로 인한 가격 변경의 필요성, ② 변경내역·변경사유·산출 근거에 관한 서면 제시, ③ 가맹점사업자와의 협의를 모두 갖추어야만 가격 변경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요건들을 충족하지 못한 채 이루어진 일방적 가격 인상은 가맹점사업자에게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원심이 서면 제시와 협의 없는 가격 인상을 곧바로 유효하다고 본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명확히 지적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 사건의 결론 자체는 달리 보지 않았습니다. 乙 등이 인상된 가격으로 원·부재료를 공급받으면서 별다른 이의 없이 거래를 계속한 사정 등을 근거로, 가맹점사업자들이 해당 가격 인상에 **사후적·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절차 위반으로 인한 무효라는 법리는 인정하면서도, 그 무효가 이후의 동의에 의해 치유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확인한 것입니다.
이 판결은 가맹계약에서 가격 변경 절차를 계약서에 명시해 두는 것이 단순한 형식 요건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가맹점사업자 입장에서는 가맹본부가 서면 제시와 협의 없이 공급가격을 올렸다면 그 인상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다만 인상된 가격으로 계속 거래를 이어가면 묵시적 동의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절차 위반에 이의가 있다면 거래 초기 단계에서 명확한 의사를 표시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