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면책 후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신청, 기각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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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자가 파산 면책결정을 받았다면, 설령 채권자목록에 해당 채무가 누락되어 있더라도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신청이 기각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면책결정의 확정을 민사집행법상 '채무 소멸'에 준하는 사유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제도는 금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채무자의 인적 사항을 공개해 신용상 불이익을 가함으로써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고, 거래 상대방의 신용 조사를 용이하게 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된 것입니다(민사집행법 제70조). 반면 파산 면책 제도는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채무자에게 경제적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면책결정이 확정된 채무자에 대해 간접강제 수단인 명부 등재를 유지하는 것은 면책 제도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등재 신청 전에 면책결정 확정 사실이 확인된다면, 법원은 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아 이를 기각해야 합니다.

문제는 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채무가 면책 효력이 미치지 않는 **비면책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7호는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청구권을 비면책채권으로 규정합니다. 여기서 '악의'란 채무자가 면책결정 이전에 해당 채무의 존재를 알면서도 목록에 올리지 않은 경우를 뜻하며, 단순히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었던 것만으로는 비면책채권으로 볼 수 없습니다. 악의 여부는 누락된 채권의 내역과 채무자와의 관련성,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 채무 부담 원인이 된 법률행위 시점부터 면책 신청까지의 시간적 간격, 그동안 채권자의 이행 청구나 집행 여부와 채무자의 현실적 인식 가능성, 누락 경위에 관한 채무자의 소명과 객관적 자료의 부합 여부, 면책 절차 당시 채무자의 경제적·심리적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파산채권 성립의 기초가 된 법률관계를 채무자가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악의를 인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비면책채권임을 주장하는 채권자가 그 입증 책임을 집니다.

이 사건에서 채무자 乙은 대여금 소송의 소송서류와 판결문을 공시송달로만 받았을 뿐 직접 송달받은 사실이 없었고, 판결 확정 후 9년 가까이 지나 면책 신청을 하는 동안 채권자 甲이 변제를 독촉하거나 추심에 나선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乙이 해당 채무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면 굳이 채권자목록에서 누락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乙이 면책 신청 당시 해당 채무의 존재를 알면서도 목록에 기재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고, 따라서 면책결정의 효력이 해당 채무에도 미친다고 판단했습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무자가 파산 면책을 받은 경우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으며, 비면책채권임을 주장하려면 채무자의 악의를 구체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반대로 채무자 입장에서는 채권자목록 누락이 단순한 부지(不知)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면책 효력이 미칠 여지가 있으므로, 누락 경위와 채무 인식 여부에 관한 사실관계를 꼼꼼히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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