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인 경우의 최저임금 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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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액사납금제로 운영되는 택시회사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실제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줄이기로 노동조합과 합의한 경우, 대법원은 이를 강행법규를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무효로 된 소정근로시간 합의를 대신하여 어떤 기준으로 최저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2008년 개정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특례조항')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한 임금으로 한정합니다. 이 조항의 취지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 수준 이상이 되도록 보장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택시회사들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정근로시간만을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높여 최저임금 미달을 피하려 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합의가 기존 회사의 소정근로시간 단축뿐 아니라, 특례조항 시행 이후 신설된 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처음 정한 경우나 기존 회사가 새로운 근무형태를 도입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처음 정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탈법행위로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판단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합의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 적용 회피였는지, 그리고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입니다.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무효로 되면, 원칙적으로 종전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적용됩니다. 다만 종전 소정근로시간이 기준근로시간인 1주 40시간 또는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로 제한되고 그 초과 부분은 최저임금 지급 대상 시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는 격일제 근무형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편, 종전 단체협약에서 실제 연장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일정 시간을 연장근로로 간주하는 합의(간주근로시간 합의)를 두었더라도, 이후 새로운 단체협약에서 그 합의를 유지하지 않은 채 소정근로시간 단축만을 합의한 경우,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가 된다고 해서 종전의 간주근로시간 합의가 자동으로 부활하지는 않습니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무효가 되는 범위는 원칙적으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에 한정되기 때문입니다.
종전 단체협약에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유효한 정함 자체가 없는 경우, 예컨대 특례조항 시행 이후 신설된 회사이거나 기존 회사가 새로운 근무형태를 처음 도입한 경우라면, 법원은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의사를 보충하여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해야 합니다. 이때 보충되는 의사는 당사자의 주관적 의사가 아니라 계약의 목적, 거래관행, 적용 법규, 신의칙 등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추인되는 정당한 이익조정 의사를 뜻합니다. 특히 새로운 근무형태의 실제 근로시간이 기존 근무형태와 비교하여 감소하지 않았다면, 기존 근무형태에 관한 종전 소정근로시간 조항의 내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 판결은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법리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하나의 채권 중 일부만을 소로써 청구하면서 소송 진행 경과에 따라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하고 실제로 확장한 경우, 소 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관하여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또한 주휴수당은 소정의 근로에 대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므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 이상으로 지급해야 할 임금에 해당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습니다.
택시운전근로자로서 실제 운행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느끼거나,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고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단체협약의 변경 경위와 실제 근무형태의 변화 여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유효성과 그에 따른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은 근무형태별로 적용되는 법리가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