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권 흠결을 이유로 한 준재심, 상대방이 주장할 수 있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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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중이 제기한 소송에서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뒤, 상대방이 종중의 대표권 흠결을 이유로 준재심을 청구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그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3호는 법정대리권·소송대리권 또는 대표권의 흠결을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항의 취지는 본래 **대표권 흠결이 있는 당사자 측**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 상대방이 같은 사유를 재심사유로 삼으려면, 그 주장으로 인해 실질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우에 한정됩니다. 여기서 '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경우'란, 대표권 흠결 이외의 별도 사유에 의해서도 종전 판결이 종국적으로 상대방에게 유리하게 변경될 수 있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이 사건에서 甲 종중은 乙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은 적법한 대표자 선출결의와 소 제기를 위한 총회결의가 없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하였으나, 항소심에서는 甲 종중의 청구를 인용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乙은 민사소송법 제461조, 제451조 제1항 제3호를 근거로 대리권 흠결 등을 이유로 삼아 위 화해권고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준재심의 소를 제기하였고, 원심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표권 흠결로 인해 소 각하의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대표권 흠결의 직접적인 법률효과에 불과할 뿐, '종전 판결이 종국적으로 상대방의 이익으로 변경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면 소 각하 결론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준재심사유를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본 것입니다.

이 판결은 대표권 흠결을 재심·준재심 사유로 원용할 수 있는 주체와 요건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종중 등 비법인사단이 당사자인 소송에서 대표권이나 총회결의의 적법성이 다투어지는 경우, 상대방이 이를 근거로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을 다시 다투려 한다면 단순히 소 각하 가능성을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흠결 이외의 사유로 결정 내용 자체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별도로 소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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